인사말 배상 뜻, 한자, 올림과 드림의 차이
인사말에서 ‘배상’이란 무엇인가
편지나 이메일의 끝맺음에는 ‘올림’, ‘드림’, ‘배상’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배상(拜上)’은 가장 격식 있는 인사말로, 상대방에게 최고의 존경과 예의를 표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 단어는 일상 대화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공식문서나 상급자에게 올리는 서한 등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예법으로 쓰입니다. 예를 들어 “홍길동 배상”이라고 쓰면 ‘홍길동이 공손히 올립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인사말 ‘배상’뜻의 핵심은 존경과 공손입니다. 단순히 ‘보냅니다’의 의미를 넘어, 글쓴이가 수신자에게 깊은 예를 올린다는 의미를 지니죠. 특히 공식 서신, 회사 문서, 청원서, 사과문 등에서 자신보다 지위가 높거나 연장자인 상대에게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배상(拜上)의 한자 뜻
‘배상’은 한자로 拜上이라 씁니다.
- 拜(절 배): 절하다, 경의를 표하다, 공손히 인사드리다.
- 上(윗 상): 윗사람, 높은 분, 혹은 ‘올리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입니다.
즉, ‘拜上’은 문자 그대로 “윗사람에게 절하며 올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부터 조선시대 관리들이 상급자나 임금에게 문서를 올릴 때 이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바치는 글’이라는 뜻이기에, 사회적 위계가 분명한 관계에서만 쓰입니다.
따라서 회사 대표가 임직원에게 보내는 공지문에 ‘배상’을 쓴다면 오히려 어색합니다. 이 표현은 상하 관계의 위계상 ‘아래에서 위로’의 존칭에 해당하므로, 상급자→하급자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대 서신에서의 ‘배상’ 사용 예시
- 회사 내부 보고서나 공식 사과문
- “귀사 앞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본인 배상.”
- “이상으로 보고드립니다. 홍길동 배상.”
- 공공기관 민원 서류
- “국민신문고 귀중 / 민원인 홍길동 배상”
- 학교, 군, 종교기관
- “교장 선생님 귀하 / 3학년 2반 학생 김철수 배상”
- “국방부 장관 귀하 / 예비역 중령 박○○ 배상”
이처럼 ‘배상’은 자신의 이름 뒤에 위치하며, 본문 마지막 줄에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메일에서도 서명란 바로 위나 서명 줄에 “홍길동 배상”과 같이 표기할 수 있습니다.
‘배상’과 ‘올림’, ‘드림’의 차이
‘배상’은 격식을 갖춘 가장 높은 단계의 표현이고, 그 아래에는 ‘올림’, ‘드림’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서신의 작성자와 수신자 간의 위계 관계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1. 배상(拜上) - 윗사람에게
가장 높은 존경의 의미로, 윗사람이나 공식 기관에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 예시: “부장님 귀하 / 김대리 배상”
- 어투: 절하며 올리는 뜻이므로, 매우 격식 있고 엄숙한 인상
2. 올림(올리다) - 윗사람에게
‘배상’보다 한 단계 덜 공식적이지만 여전히 공손한 표현입니다. 상급자, 교수님, 선생님, 어르신 등에게 널리 쓰입니다.
- 예시: “선생님께 / 학생 김현정 올림”
- 어투: 일상 서신이나 이메일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
‘올림’은 ‘배상’이 가진 전통적 격식을 조금 완화시킨 형태로,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윗사람용 인사말입니다. 특히 학문·직장·가족 관계 등 다양한 상황에 무난하게 적용됩니다.
3. 드림(드리다) - 동등하거나 아랫사람에게
‘드림’은 존댓말의 형태를 갖추었지만, 수평적 또는 약간 낮은 관계에서 사용합니다. 친구나 동료, 거래처 담당자 등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 예시: “홍길동 드림”, “마케팅팀 이수연 드림”
- 어투: 격식보다는 부드럽고 실무 중심적인 느낌
예를 들어,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부장 김○○ 배상”이라고 하면 부자연스럽습니다. 이 경우 “부장 김○○ 드림”이나 단순히 이름만 쓰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요약
- 배상(拜上): 절하며 올림, 최고 존칭, 공식문서·공공기관용
- 올림: 존경의 표현, 윗사람·연장자에게
- 드림: 예의는 있으나 평등 관계, 동료·부하직원·지인에게
‘귀하’, ‘귀중’과의 조합
편지나 이메일에서 ‘배상’은 수신자 호칭인 ‘귀하’, ‘귀중’과 함께 쓰일 때 자연스럽습니다.
- ‘귀하(貴下)’: 사람에게 쓰는 존칭 표현 (예: ‘김부장님 귀하’)
- ‘귀중(貴中)’: 단체나 기관에 쓰는 표현 (예: ‘서울대학교 귀중’)
따라서,
- 개인에게는 “김○○ 귀하 / 홍길동 배상”
- 기관에는 “국립박물관 귀중 / 홍길동 배상”
이 올바른 조합입니다.
이메일에서의 사용 팁
현대 비즈니스 이메일에서는 격식을 완화한 형태로 ‘드림’이나 ‘올림’이 훨씬 자주 쓰입니다.
- 상사에게: “홍길동 올림”
- 고객사 담당자나 동등한 위치의 타 부서 직원: “홍길동 드림”
- 정부기관이나 공식문서: “홍길동 배상”
또한, 회사 내부 메신저에서는 단순히 이름만 남기거나, 서명 블록(signature)을 자동화해 “홍길동 | 마케팅팀 과장”과 같이 표기하는 방식이 더 일반적입니다.
잘못된 사용 예
-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드림’을 사용하는 경우
- “부장님 귀하 / 김대리 드림” → 비격식적
- 바른 표현: “부장님 귀하 / 김대리 올림” 또는 “김대리 배상”
-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배상’을 사용하는 경우
- “김사원 귀하 / 박부장 배상” → 어색하고 부적절
- 바른 표현: “박부장 드림” 또는 이름만 표기
- 기관에 ‘올림’을 사용하는 경우
- “서울시청 올림” → 잘못된 표현
- 바른 표현: “서울시청 배상”
‘배상’과 법률용어 ‘배상(賠償)’의 혼동
많은 분들이 ‘배상’이라는 단어를 ‘손해배상’의 의미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때의 ‘배상(賠償)’은 전혀 다른 한자어로, ‘갚을 배(賠)’와 ‘갚을 상(償)’을 사용합니다. 즉, 손해를 보상한다는 뜻의 배상(賠償)과 공손히 올린다는 뜻의 배상(拜上)은 완전히 다른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다” → 賠償 (보상하다)
- “국장님 귀하 / 김대리 배상” → 拜上 (공손히 올리다)
두 단어의 발음은 같지만 의미와 쓰임이 전혀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국 전통 서간문에서의 배상 표현
조선시대 서간문에서는 ‘배상’이 필수적인 문체 요소였습니다. 상소문, 장계(狀啓), 서신 등에서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에는 반드시 “신 ○○ 배상” 혹은 “○○ 올림”으로 끝맺었습니다. 이는 ‘신하가 임금께 글을 올린다’는 행위 자체가 예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서간 예법이 오늘날 공문서 체계에도 이어져, 군문서, 행정문서, 사법서류 등에서도 여전히 ‘배상’이 쓰이고 있습니다. 즉, ‘배상’은 단순히 언어적 표현을 넘어 유교적 예의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표현입니다.
외국어와 비교
영어의 ‘Sincerely’, ‘Yours faithfully’, ‘Respectfully yours’와 같은 서신 끝맺음과 비교해 보면, ‘배상’은 “Respectfully yours”에 가장 가깝습니다.
- “Respectfully yours” → 윗사람에게 올리는 격식 있는 인사
- “Sincerely yours” → 일반적인 인사 (올림에 가까움)
- “Best regards” → 동등 관계에서 (드림에 가까움)
즉, 한국의 ‘배상’, ‘올림’, ‘드림’은 영어 서신에서도 뚜렷한 위계적 대응 구조를 갖습니다.
결론
‘배상(拜上)’은 단순한 끝인사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윗사람이나 기관, 공문서에서 사용하는 가장 격식 높은 말이며, ‘올림’은 약간 완화된 공손한 표현, ‘드림’은 평등하거나 아랫사람에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오늘날 이메일 문화에서는 ‘드림’이 보편적이지만, 공식적인 상황이나 격식을 중시하는 문서에서는 여전히 ‘배상’이 가장 정중한 표현으로 남아 있습니다.
즉, 관계의 높낮이에 맞게 ‘배상-올림-드림’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한국어 예절의 핵심입니다.